“첫 출전 대회서 우승, 꿈만 같다” 남녀 통틀어 김연아 이후 18년만 모친 피겨 코치… 빙상장서 자라 신지아는 女싱글 3년 연속 은메달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점(80.58점)으로 1위에 오른 서민규는 프리에서도 2위(150.17점)로 총점 선두 자리를 지키며 우승했다. ISU 제공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서민규. 올댓스포츠 제공
서민규는 “처음 나온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쁘다”며 “프리 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실수가 나와 아쉽긴 했지만 뒤에 있는 과제들 하나하나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연아 이후 여자 싱글에서는 최다빈(24) 김예림(21) 유영(20) 이해인(19) 신지아(16)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했다. 반면 남자 싱글은 ‘피겨 프린스’ 차준환(23)의 독주 체제가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서민규 이전까지 한국 남자 선수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은커녕 시상대에도 서 본 적이 없다. 차준환도 2017년 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서민규는 이번 금메달로 ‘제2의 차준환’ 타이틀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여자 싱글 선수는 10대 후반에 기량이 정점에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남자 싱글 선수 대부분은 힘이 붙는 20대 이후에 전성기를 맞는다. 이 때문에 남자부는 주니어 대회 위상이 여자부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서민규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총점 230.75점은 지난해 시니어 세계선수권 1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다만 서민규가 4회전 점프 없이도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만큼 4회전 점프를 장착한다면 시니어 무대에서도 메달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겨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서는 신지아가 쇼트, 프리 합계 개인 최고점(212.43점)을 경신하면서 3년 연속 은메달을 땄다. 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시마다 마오가 218.36점으로 우승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신지아는 지난해 시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차지할 수 있는 점수를 받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