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15곳 자리잡은 인프라 강조 범시민유치위-110만명 유치 서명 경주-제주-부산 등과 치열한 경쟁
지난해 6월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 시민들이 ‘2025 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를 기원하는 손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은 한국 최대 경제자유구역을 보유한 투자 요충지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최적화된 도시입니다.”
국제정치학의 대가인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비노드 아가왈 석좌교수는 지난해 11월 인천을 찾아 개최한 강연에서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등 국제기구 15곳이 자리 잡은 인천의 지적 자산과 인프라를 APEC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UC버클리 APEC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아가왈 교수는 인천의 장점으로 접근성 등을 꼽으면서 “한국의 항공 관문이면서 서울과의 접근성도 뛰어나고, 대규모 국제 행사 개최 경험도 풍부하다”며 “한국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인천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 “대규모 국제 행사 성공적 개최” 강조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급 지도자 등 6000여 명이 모여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APEC 정상회의가 내년 11월,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인천과 경북 경주, 제주, 부산 등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인천은 APEC이 추구하는 목표에 가장 부합한 도시라는 점을 내세우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PEC은 무역 투자와 혁신·디지털경제,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 등 3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자리 잡은 세계 최대 첨단 바이오 생산기지인 동시에 우리나라 최대 경제자유구역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1883년 인천항 개항을 시작으로 인천이 한국의 근대산업을 이끌었다는 역사성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인천에 녹색기후기금(GCF)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등 15개의 국제기구가 들어서 있고, 인천국제공항과 국제 회의 시설인 송도컨벤시아 등 교통 및 시설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와 유엔 산하 기구 등 송도에 있는 국제기구에 상주하는 인원만 수백 명에 달한다. 또 인천은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과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도 갖고 있다.
● “2조 원대 경제 유발 효과” 내세워
인천은 APEC 유치 시 경쟁 도시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APEC 정상회의 유치 시 약 2조400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2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경북연구원은 경주 유치 시 경북 지역에 1조4300억 원의 경제 효과와 79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 제주연구원은 제주에 유치할 때 1조700억 원의 지역 경제 효과와 72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인천시는 2022년부터 범시민유치위원회 등을 구성했으며 지난해 시민 110만 명의 유치 서명을 받아 외교부에 제출한 상태다. 또 올해 인천 시민 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 축구팀’ 유니폼에 유치를 염원하는 문구를 넣는 등 대시민 홍보를 강화하며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해 인천을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겠다”며 “인천 시민과 모든 역량을 모아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준비 기간을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개최 도시를 정할 방침”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개최 도시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