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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혜경 보좌’ 권향엽 사천 논란

입력 | 2024-03-04 16:25:00

심야 최고위 반대에도 공천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김혜경 여사를 보좌한 인물을 전략 공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친명(친이재명) 최고위원들도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 일각에서는 “김 여사와의 인연까지 고려해 사천을 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최고위는 1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을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하고 민주당 당직자 출신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56)을 공천하는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원안을 의결했다.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인 서동용 의원(초선)은 컷오프됐다. 민주당이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한 곳은 이 지역구가 유일하다. 권 전 비서관은 2022년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서 대통령 후보 직속 기구인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김 여사의 일정과 수행을 담당했다.

이를 두고 심야 최고위 회의에서도 반대 의견이 다수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을 굳이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강성으로 꼽히는 한 친명 지도부 의원도 “(전략공관위의) 결정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권 전 비서관의 적합도 조사 결과가 (서 의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아니라 왜 이런 결정이 나온 건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이 대표는 그저 듣기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전략공관위 원안대로 결론이 난 배경엔 이 대표 측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 의원은 “부당한 공천 배제”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4일 통화에서 “(이번 공천 결정이) 김 여사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전략구역으로 지정한 결정 자체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라며 “공관위에 재심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는 호남 지역구는 경선이 원칙이라고 했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스스로의 원칙을 깼다”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공천을 보면 매번 입이 쫙 벌어지는 공천이 나오고 있다. 뻔뻔하다”며 “어차피 다 들켰으니 사천(私薦)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전북 전주을 5인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해 후보로 확정됐다. 당 내 험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병에는 친문인 박경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략공천됐다.




[알려왔습니다]〈野, ‘김혜경 보좌’ 권향엽 여성전략특구 만들어 공천… 與 “사천 끝판왕”〉 관련

본지가 3월 5일자 지면과 인터넷판에 게재한 〈野, ‘김혜경 보좌’ 권향엽 여성전략특구 만들어 공천… 與 “사천 끝판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권향엽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으로서 김혜경 여사를 수행하거나 일정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사천 논란과 관련하여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의 공천은 전남 지역에 여성 국회의원이 없었던 점, 이번 총선에서 여성 후보의 경선 참여 등 공천이 전무한 점, 당헌 당규상 여성 30% 이상 공천 조항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공천한 것이지 친분에 의해 사천한 것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