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2.28. 뉴스1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4일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더불어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를 만나는 등 탈당을 검토했지만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야권에서는 “총선 출마는 내려놓고, 8월 전당대회 때 당권을 잡기 위해 당내에서 세력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 “8월 당권 선거 대비 당내 세력화 시도할 듯”
임 전 실장은 지난 주말 동안 새로운미래 합류부터 무소속 출마까지 여러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미래 소속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임 전 실장이 3일 오후 7시까지만 해도 새로운미래 합류를 전제로 민주당 탈당을 이 공동대표에게 약속했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2일 이 공동대표와 따로 만나 역시 최근 컷오프된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 의원 등과 함께 탈당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2.28. 뉴스1
다만 총선을 36일 앞두고 임 전 실장의 총선 역할론이 불분명한 점은 변수다. 이 대표는 이날 임 전 실장의 잔류 결정에 대해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현재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힘을 합쳐주시면 고맙겠다”라면서도 “(임 전 실장의 역할에 대해)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전 실장에게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본인(임 전 실장)이 오보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일축했다.
● 설훈 “민주연합 합류 현역 10명 될 것”
임 전 실장의 잔류 결정으로 민주당 탈당 인사들이 추진 중인 ‘민주연합’(가칭) 구성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이 친문계와 운동권에서 갖는 상징성을 생각할 때 연쇄 탈당의 흐름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홍 의원은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직후 “(문 전 대통령도)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혔다”며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잘되면 좋겠다는 덕담도 주셨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르면 5일 탈당을 포함한 거취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새로 정당을 만들면 좋지만 물리적 시간이 없어 지금 조건 속에서 힘을 다 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