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생산, 12% 올라 12년만에 최대 소비도 소폭 늘어 경기회복 기대감 건설수주 53%↓ 13년만에 최대감소 “내수 침체 이어질수도” 목소리
올 1월 산업 생산이 2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반도체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데 이어 한동안 부진하던 건설업 생산이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침체와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늘며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건 2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저조하던 건설업 생산이 전달보다 12.4% 늘어나며 전 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건설업 생산 증가는 울산·광양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 플랜트 공사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 6700가구 재건축 준공 전 마무리공사 등 대규모 공사가 지난달에 몰린 영향이 컸다.
반면 제조업 핵심 품목인 반도체는 생산이 8.6% 감소했다. 통상 반도체는 생산과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1분기(1∼3월) 첫 달인 1월에는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11, 12월 반도체 생산이 전달보다 각각 9.8%, 3.6%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정부는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로는 44.1% 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만큼 전체 업황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통상 금리 정책 영향이 6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내수 경기에 반영되는 만큼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내년에나 내수 경기 회복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반도체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측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수출 회복세가 어느 시점에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