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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연체 50% 늘어 27조… 20대 연체율 가장 높아

입력 | 2024-03-05 03:00:00

작년 12월말 기준… 30대 연체율 2위
젊은 자영업자 고금리에 더 취약




경기 김포시에서 5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 씨(29)는 최근 늘어난 은행 빚 때문에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2022년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사람들의 외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영업 공간을 확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가게 확장으로 수입이 늘어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비용 부담이 더 커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기 부진의 늪에서 대출로 연명해 왔던 자영업자들이 갚지 못하고 있는 대출액이 1년 사이 50% 이상 불어났다. 특히 사업 경험이 짧고 자산 규모가 적은 젊은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 NICE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들이 받은 대출액은 총 1109조665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5%(27조400억 원)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연체 금액(3개월 이상 연체자의 대출 잔액)은 18조2941억 원에서 27조3833억 원으로 49.7%(9조892억 원)나 늘어났다. 총 대출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연체액은 훨씬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연체액이 불어나면서 평균 연체율도 1년 사이 1.69%에서 2.47%로 0.78%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자 중 이미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추가 대출 여력이 없는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다중채무 사업자의 연체액은 21조79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평균 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포인트 높아졌다.

문제는 20, 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는 점이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중에서 29세 이하의 연체율이 6.59%로 가장 높았으며 30대가 3.90%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1년 사이 연체율 상승 폭도 29세 이하(2.22%포인트)와 30대(1.63%포인트)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사업을 정착시키지 못한 젊은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다른 세대에 비해 컸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