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 전합 선고 내달 재개 전망
엄상필(56·사법연수원 23기), 신숙희(55·25기) 신임 대법관이 4일 취임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두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판결을 맡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의 구도가 중도·보수 8명 대 진보 5명 구도로 재편됐다.
두 대법관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6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엄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법의 문언(文言·문장 속의 어구)이나 논리만을 내세워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정의 관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왼쪽과 오른쪽을 빠짐없이 둘러보고, 뒤돌아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신 대법관은 소설 ‘제인 에어’를 쓴 영국 작가 샬럿 브론테 등 여성 작가들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가명으로 소설을 썼던 사실을 언급하며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대법관의 취임으로 중도·보수 성향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동원 노태악 오석준 서경환 권영준 엄상필 신숙희 대법관 등 8명, 진보 성향은 김선수 노정희 김상환 이흥구 오경미 대법관 등 5명이 됐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 직전 중도·보수 대 진보 비율은 7 대 6이었다. 법원 사무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은 전합 심리와 선고에 참여하지 않는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