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사외이사 분석] 37명중 27명 이달말 임기 만료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女비중 높여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중 70% 이상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올해의 경우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크게 높여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사진을 재편 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7명 중 27명의 임기가 이번 달에 끝날 예정이다.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추가로 생긴 자리에 여성 사외이사를 포진시키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기존 6명인 사외이사를 7명으로 늘리고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각각 추천했다. 하나금융도 지난달 29일 사외이사를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면서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가 1명에서 2명으로 증가해 여성 비율이 12.5%에서 22.2%로 상승하게 됐다.
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앞다퉈 늘리는 것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전체 이사 중에서 여성의 비율은 약 12%고,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도 8곳이나 될 정도로 ‘젠더 다양성’이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최근 “은행 지주에서 사외이사 선임 시 경영진 ‘참호 구축’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기존의 이사진에 대한 적극적인 개편을 주문한 바 있다.
출신별로는 금융지주 안팎에서 여전히 사외이사 직군으로 교수를 선호하는 기류가 강한 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경제, 경영학 교수가 금융업 분야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데다 금융그룹과의 이해관계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며 “핀테크 흐름 속에서 향후 정보기술(IT) 전문가 비중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진 교수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