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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40곳서 2500명 안팎 정원 증원 신청

입력 | 2024-03-05 03:00:00

[의료공백 혼란]
27곳 신청 인원만 2200명 달해
일부 지방대는 최대 5배로 증원 요청
의대 교수들 반발에 갈등 빚기도




의대가 있는 전국 대학 40곳이 정원 2500명 안팎을 늘려 달라고 4일 교육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증원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의사단체의 주장과 달리 “신입생을 대폭 늘려도 충분히 교육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마감된 교육부의 의대 증원 신청 접수에서 대학 40곳 중 27곳이 총 2200명가량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증원 희망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13곳이 지난해 교육부 수요 조사 때 제출한 증원 규모 등을 감안하면 총 증원 희망 규모는 25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사에서 대학들은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는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집단 병원 이탈과 재학생들의 대규모 휴학계 제출에도 희망 규모를 줄이지 않은 것이다.

지방의 일부 대학은 현 정원을 최대 5배가량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청주시에 있는 충북대는 현재 49명인 정원을 250명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했다. 대구의 경북대는 현재 110명인 정원을 250명으로 127% 늘려 달라고 했다. 경남 진주시에 있는 경상국립대는 76명인 정원을 200명으로 163% 늘려 달라고 했다. 정원이 40명으로 ‘미니 의대’에 속하는 제주대, 대구가톨릭대는 60여 명씩 150% 증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가 있는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총 2000명을 늘릴 경우 대학당 평균 40명을 늘리게 된다. 그런데 이미 정부에서 지방 중심으로 증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수도권 대학 중 상당수는 그만큼 배분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큰 숫자를 부른 걸로 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신청 과정에서 ‘2000명 증원’을 반대하는 의대 교수 및 재학생과 신청 규모를 놓고 상당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막판 조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이날 밤 12시까지 신청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지역 거점 의대와 거점 병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자는 확실하게 할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의대 확충을 해 달라”며 증원 신청을 독려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경북대는) 230%로 늘리는 건데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반발이 있어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