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청구’ 논란에 감독 강화 교정술-영양주사-예방접종 등 포함 항목 1068개로 늘려 모든 병원 적용
올해부터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항목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그동안 ‘과다 청구’ 논란이 불거진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필수의료 분야로 의사들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는 4일 비급여 진료 항목과 비용 등을 의무적으로 밝히도록 하는 ‘비급여 보고제’가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 적용된다고 밝혔다. 병원급 이상 기관은 연 2회(3·9월 진료 내역), 의원급 기관은 연 1회(3월 진료 내역) 복지부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병원급 이상에만 이 제도를 적용했다.
정부는 보고 대상인 비급여 항목도 지난해 594개에서 올해부터 1068개로 크게 늘렸다. 이용 빈도와 진료비 규모 등을 고려해 교정술, 첩약, 영양주사, 예방접종 등도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를 두고 의사들이 비급여 항목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다 보니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들이 피부 미용 쪽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비 추정치는 2014년 11조2000억 원에서 2021년 17조3000억 원으로 7년 새 약 54% 늘었다.
비급여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과다 청구’를 둘러싼 민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2022년 비급여 진료 과다 청구 민원은 12만8222건, 총금액은 약 2574억 원에 달했다. 이 중 2만8547건(22.7%)이 환급 조치를 받았다.
의사들은 비급여 보고제의 토대가 된 의료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2월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달 초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에도 급여와 비급여를 병행하는 이른바 ‘혼합진료’를 일부 금지하는 등 비급여 진료 통제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