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스틴 기반 '오필', 미 FDA 첫 승인…이달부터 판매 월그린 등 드럭스토어나 편의점 웹사이트서 구매 가능
미국에서 이달 말부터 처방전이 없어도 약국에서 사전 피임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지금껏 미국에서는 사후 피임약만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7월13일 무처방 판매를 최초 승인한 피임약 ‘오필(Opill)’이 미국 전역 소매점으로 배송되고 있다.
영국 더블린에 본사를 둔 제조사 페리고(Perrigo)는 ‘오필’이 이달 말부터 약국과 편의점 등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전했다. 1개월 분의 가격은 19.99달러(약 2만7000원)이다.
오필은 프로게스틴 기반의 경구 피임약으로 콘돔이나 살정자제 등 다른 피임법보다 피임률이 높다. 지시대로 복용할 경우 임신 예방 효과는 98%에 달한다.
WSJ는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한 피임약의 인기는 두고 볼 일이라고 전했다. 많은 여성이 건강 보험 플랜에 따라 처방 피임약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처방 약이 소진됐거나 의사 진료 예약이 어려운 청소년 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WSJ는 “미국에선 수십 년 동안 한국과 그리스 등 타국처럼 처방전 없이 사전 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운동이 벌어져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가톨릭 단체는 이러한 변화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선 프로게스틴과 에스트로겐 성분 둘 다 함유한 ‘복합’ 사전 피임약 역시 일반의약품으로 도입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전 피임약은 혈전증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금지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