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보리스 나데즈딘 “우크라전은 치명적 실수” 비판
‘10만명 지지서명’ 돌풍 일으켰지만…선관위와 대법원이 출마 불허
세계 43개국 “나발니 죽음 국제조사” 촉구
1월 20일(현지 시간) 빙판으로 변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보리스 나데즈딘을 위해 지지 서명을 하러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긴 줄을 선 모습. 모스크바=AP 뉴시스
15~17일 실향 정치평론가 보리스 나데즈딘(61)이 최근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사에 한 말이다. 그는 대법원 판결로 출마는 좌절됐지만 반전(反戰)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간 푸틴 대통령의 유일한 정적(政敵)이었으며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했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의문사한 후 러시아 내 야권 인사의 씨가 말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8일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등록을 반려하자 보리스 나데즈딘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에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러시아에서는 원외 정당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전국 행정구역 85곳 중 40곳 이상에서 총 10만 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나데즈딘은 전쟁을 반대하지만 푸틴 정권이 두려워 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젊은 층, 변방 지역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수도 모스크바 등에서도 호응이 뜨거웠다. 혹한으로 유명한 극동 사하 자치공화국의 야쿠츠크에서는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도 매일 그를 지지한다는 사람 수백 명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1월 2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 시민이 보리스 나데즈딘의 대선 출마 지지 서명을 남기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지난달 8일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등록을 반려하자 보리스 나데즈딘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에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서방의 규탄은 계속되고 있다. 4일 유럽연합(EU) 등 43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에 성명을 제출해 “푸틴 정권은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국제 조사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