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
올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디지털 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2019년에 이어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쟁쟁한 선진국을 제치고 한 번도 아닌 두 번 연속 1등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거대 규모 정부를 혁신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OECD 디지털 정부 평가는 매우 까다롭게 진행됐다. 평가 항목만 해도 디지털 우선 정부, 데이터 기반 정부, 플랫폼 정부, 개방형 정부, 국민주도형 정부, 선제적 정부 등 6개 분야다. 단순히 디지털화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운영 방식과 성과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봤다. 한국은 6개 분야 중 4개 분야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했다. 정부 혁신 측면에서는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이 같은 성과는 한두 해 노력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1987년 행정전산망 구축을 시작으로 40년에 가까운 정부의 디지털화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그새 행정부가 8번 바뀌었고 기술 패러다임도 인터넷, 모바일, 빅데이터 등으로 계속 변하고 있지만 디지털 정부를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선진국들은 AI 시대 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며 국가 명운을 걸고 있다. 그러나 AI 시대 진정한 승자는 AI 기술력에서 앞선 나라가 아니라 AI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정부는 나라의 가장 큰 조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혁신을 주도한다면 한국은 AI 시대 승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정부가 최우선 국정 과제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려는 이유다. AI 기반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세계 최초로 실현해 디지털 모범 국가 위상을 확보하고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