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현역 의원 4명 컷오프 ‘현역불패’ 비판에 막판 물갈이 현역 지역구 91곳 30%대 교체 이준석 화성을엔 삼성연구원 공천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3.1 뉴스1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서초 5개 지역구 중 4개 지역구에 현역 의원 대신에 정치 신인을 내보내기로 5일 결정했다. 영남 현역 의원 4명도 동시에 공천 배제(컷오프)했다. 당 공천을 향해 “신인 등용문이 ‘늙은 공천’ ‘현역 불패’에 막혔다”는 비판이 커지자, 양지에서 ‘막판 물갈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끝나 현역 공천 배제 부담이 덜했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날 결정으로 최근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포함해 지역구 현역 91명의 공천 결정을 사실상 모두 끝냈지만 현역 교체 폭은 30%대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공천 결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공관위는 기득권 공천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천 과정 중에 꺼낸 ‘국민공천제’를 현역 물갈이 수단으로 활용했다. 여당 텃밭인 서울과 영남 5개 지역구에 대해 현역에게 공천을 주는 대신 누구나 공천을 신청할 수 있는 국민공천 방식을 도입한 것.
먼저 서울 강남 3개 지역구, 서초 2개 지역구 중 서초갑 조은희 의원(초선)을 제외한 4곳에서 현역이 교체됐다. 각각 태영호(초선) 박진(4선) 의원의 전략적 재배치로 공석이 된 강남갑·을은 국민공천 지역구로 지정했다. 유경준 의원(초선)의 지역구인 강남병은 당 영입 인사인 ‘갤럭시 성공 신화’로 유명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전략공천됐다. 공관위는 유 의원에 대해 지역구 재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성중 의원(재선)의 지역구 서초을은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공천을 받았고, 박 의원은 경기 부천을로 전략 재배치됐다.
대구 달서갑은 현역 홍석준 의원(초선)이 공천 배제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약간 정무적인 판단 부분도 들어갔다”고 했다. 당내에선 “보수 결집을 노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를 배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인이었던 도태우 변호사가 경선 끝에 대구 중-남에 공천 확정됐고, 친박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경북 경산에 무소속 출마하면서 친박계의 귀환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산에서는 안병길 의원(초선·서-동)이 컷오프 됐다.
여당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39)가 출마하는 경기 화성을에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40)을 전략공천했다. 화성을은 이 대표와 한 연구원,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사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간 3파전이 예상된다.
5일 현재 지역구 현역 의원 91명 중 61명이 공천이 확정됐고, 13명(재배치한 박성중 의원 제외)이 공천 탈락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8명이며, 9명이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