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주=뉴시스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제가 여기서 자랐어요. 무심천 건너와서 여기서 떡볶이를 먹었어요. 저는, 우리 국민의힘은, 청주 시민의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오전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이같이 말하며 양손을 치켜들었다. 한 위원장은 “청주 사람 한동훈”이라 외치는 시민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청주에 와서 정말 기쁩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선거 이긴 후 또 오겠다”는 인사를 나눴다. 한 위원장이 격전지 방문 첫 순서로 충청을 찾은 것에 대해 당 관계자는 “자신의 본관이자 유년 시절을 보냈던 지역에서부터 총선 승리의 바람을 몰고 올라가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심의 추 역할을 해온 충청 탈환을 시작으로 수도권 등 격전지를 탈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본관 ‘청주’ 찾은 韓, “충청의 사랑 얻고 싶어”
총선을 36일 앞둔 이날, 한 위원장은 전날 충남 천안에 이어 충북 청주를 찾으며 연일 충청권을 방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천안 지역구 3곳을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청주 역시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 4곳을 모두 잃었다가 2022년 보궐선거 때 정우택 의원의 지역구인 상당구만 탈환했다.‘스윙보터’로 꼽히는 충청은 선거 때마다 민심을 읽는 나침반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청주를 찾은 한 위원장은 “충청은 굉장히 냉정한 곳”이라며 “저희 국민의힘은 누가 대민 동료 시민을 위하는 세력인지를 옳고 그름으로 선택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천안 백석대와 천안중앙시장을 방문해 “충청은 치우치지 않는 민심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충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제일 먼저 천안을 찾았다”고 했다.
청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한 위원장은 “제가 운호 국민학교 나왔는데, 근처 사장님이 그대로 계시면서 저를 기억하시더라”며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는 어머님이 별 말씀 없으셨는데 청주 간다고 하니까 연락을 주셨다”라며 “어릴 때 대부분을 살았던 도시이기에 청주를 정말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 위원장은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서원대 방문, 지역 워킹맘과의 간담회에 이어 청주 시내 내에서 4차례의 거리 인사까지 소화하며 표심 저격에 나섰다.
지역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은 “어느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전통시장을 간다”며 “전통시장은 지역의 삶이 녹아있고 지역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시장 상인들의 전기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상업용 전기요금 체계 신설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5일 충북 청주 상당공원 사거리에서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과 함께 손을 들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주=뉴시스
●불출마 중진 의원도 ‘원팀’ 지원
한 위원장은 총선 전 첫 지역 순회 일정에서 오는 22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들과 함께 인사를 나가며 ‘원팀’ 행보에 나섰다.4일 한 위원장이 충남 천안을 방문했을 당시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문표 의원(4선)과 충남 아산 지역구의 이명수 의원(4선)도 참석했다.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홍 의원과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의 시장 방문 일정을 함께 소화하며 거리에 나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홍 의원은 한 위원장을 두고 “정치를 오래했는데 이렇게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분이 없었다”며 “지역 인사도 같이 드리며 한 위원장의 바람막이가 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홍 의원과 이 의원을 향해 “단순히 안 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본인이 선수로 뛰지 않음에도 행사에 참여해주는 식의 ’원팀‘으로서의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감동적인 희생, 헌신, 용기에 감사하며 그만큼 국민의힘은 ‘원팀’으로 사랑 받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천안·청주=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