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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공격받은 화물선 침몰에 예멘서 “환경적 재앙” 우려 커져

입력 | 2024-03-06 13:49:00


예멘 후티 반군이 수천 톤의 비료가 실려 있던 영국 화물선을 침몰시키면서 예멘에 ‘환경적 재앙’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지난달 18일 영국 선사 소유 벨리즈 선적 루미바르호를 대함탄도미사일로 공격해 침몰시켰다.

이 여파로 루비마르호에 실려 있던 2만1000톤(t)의 비료도 함께 수몰됐다. 보름간 루비마르호가 침몰하면서 기름이 유출돼 18마일(약 29㎞)에 달하는 기름띠가 형성되기도 했다.

예멘 환경보호청은 이에 따라 홍해 일대가 환경 오염 위기에 처했다며 어민들을 포함해 최대 50만명이 영향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환경청은 루비마르호의 대규모 비료 유출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비료가 한 번에 유입되면 해조류의 과도한 성장을 촉진해 산소량을 감소시켜 다른 해양 생물의 떼죽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예멘 해안 지역에 “상당한 경제적 비용”이 예상된다고 환경청은 경고했다.

이외에도 예멘 당국은 이번 사태로 자국은 물론 주변국 해안 지역의 수자원과 해수 담수화 시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현재 루비마르호 견인에 나서려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예멘 정부는 물론 주변국인 지부티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환경적 위험”을 이유로 루비마르호 견인을 거부하고 있다.

또 루비마르호는 영국 선사 소유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이를 운항하는 레바논 운영사는 이 선박이 마셜 군도에 등록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책임 소재를 가려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AFP는 전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지한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40여차례 공격해 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 1월부터 영국군과 함께 예멘 내 후티 반군 근거지를 타격하고 있지만 후티 반군의 공격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