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서 이유지 순경 한달 전 집 데려다 준 기억 나 공항 휴지통 뒤지던 40대 인계 "당연히 해야 할 일 했을 뿐"
제주 새내기 경찰관이 비번날 일주일째 실종된 중증 장애인을 우연히 발견해 신속하게 안전 조치에 나섰다. 약 한 달 전에 신고를 받고 집으로 데려다 준 기억을 잊지 않고 기지를 발휘했다.
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오라지구대 순찰 4팀 이유지 순경은 비번날이었던 지난 5일 오후 1시30분께 제주국제공항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중증 장애인 A(40대)씨를 발견해 집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공항 2층에서 처음 A씨를 본 이 순경은 112에 신고해 여전히 A씨가 실종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어 공항 3층에서 휴지통을 뒤지고 있던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A씨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날은 이 순경이 심야 근무(밤 10시~익일 오전 4시)를 하던 날이었다. 이 순경은 동부경찰서 관할 지역 내 미종결 신고 내용을 살피는 과정에서 A씨의 인상 착의, 이름 등을 인지했다.
더군다나 이 순경은 전에도 A씨를 집으로 데려다 준 적이 있었다. 지난 2월 13일께 제주시 한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이 끝났는데도 관객 1명이 나가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당시 관객이 A씨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실종 대상자 명단에 있던 A씨를 잘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경찰은 A씨를 보호자에게 인계하고 유관기관과 협업해 보호시설 입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 순경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A씨는 한 달 전 출동했을 때 뵀던 기억이 있어 실종자 명단을 보자마자 알았다”며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에 갔는데, 배회하고 있는 A씨를 보고 ‘왜 이 분이 여기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차 상황을 확인해 인계했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