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나 나온다고 보는 시대 아냐…돈값 해야” 남다른 소신

송중기(넷플릭스 제공)

배우 송중기가 ‘로기완’의 타이틀 롤로 돌아왔다. 처절한 탈북민의 삶을 그려낸 그는 작품과 연기에 대한 욕심을 거듭 드러내며 ‘로기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송중기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희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7년여 전에는 ‘로기완’을 고사했었다는 송중기는 “그때는 정서가 너무 좋아서 영화를 같이 한번 디벨롭하자고 했다가 당시 마지막에 고사를 했던 게 기완이의 선택이 공감이 안 가서였다”며 “그때는 기완이가 여기서 왜 얘(마리)랑 사랑 타령을 하냐, 저희 대사에 나오듯이 ‘사치 아니냐’는 생각이었고, 배우로서 깜냥이 안 되는데 내가 그러면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솔직하게 죄송하지만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나고 넷플릭스 관계자분이 ‘로기완’을 몇 년 전에 봤다고 하고, 나도 이 대본을 그리워하고 있어서 ‘혹시 하세요?’라고 묻고, ‘좋아했던 대본인데 다시 한번 보겠다’고 했다”라며 “사실 옛날에 그렇게 느꼈는데 같을 수 있지 않나, 걱정됐는데 다시 보니 옛날이랑 다르게,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 유언대로 잘 살아남으라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욕심도 생기고, 잘 사는 게 뭔가 생각하니 그럼 사람이 사랑을 해야지 싶더라”고 다시 ‘로기완’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중기(넷플릭스 제공)

송중기는 유럽의 낯선 땅 벨기에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기완으로 분했다. ‘로기완’을 촬영할 당시는 아내인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가 임신하던 상황이기도 했다.

그는 촬영 당시에 대해 “아내가 임신하고 있었을 때였고, 촬영할 때 같이 있었다”라며 “감독님께서 보시기에 제가 현장에서 여유 있게 느껴졌다면 훈훈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실 스스로는 모르겠다, 똑같았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전 감정 기복이 큰 사람이 아니라서 좋은 일이 있든, 안 좋은 일이 있든, 그런 감정에 많이 휘둘리려고 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성은과 멜로 호흡을 맞추며 베드신도 소화한 그는 “저는 전혀 부담 없었고 제가 느끼기엔 성은씨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느꼈다”라며 “원래 대본에 묘사된 베드신 수위는 더 높았으나 제작진이 최종적으로 지금 상황으로 간 것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는 대본으로 봤을 때도 부담이 없었고 수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둘의 감정이 공유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로기완’을 두고 여러 가지 아쉬운 평이 오갔다. 송중기는 이러한 반응에 대해 “아쉽지만 받아들인다”라며 “그런 평도 있구나, 저런 평도 있다고 생각하고, 제 손을 떠났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수치화가 될 수 없지만 ‘참 잘했어요’는 아니지만 ‘잘했어요’ 정도로 도장을 찍어주고 싶다”라며 “저는 애정하는 작품이라서 주관적인 건데, 오랜만에 만난 작품이기도 해서 더 주관적으로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라고 했다.

계속 성장하고 싶다는 송중기는 “당연히 기본 전제로 성장하고 싶고, 가장 큰 건 지루하고 싶지 않아서다, 지루한 게 싫어서 (작품을 택할 때) 비트는 게 있다”라며 “‘화란’ 때도 시나리오를 보고 해보고 싶었는데 돈이 안 되니까 대표님은 안 된다고 할 것 같았는데, 제 팀이 편을 들어주시는 게 든든하더라, 이런 것도 성장하고 싶어서”라고 강조했다.

송중기(넷플릭스 제공)

동시에 송중기는 흥행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솔직히 흥행은 항상 바란다, 기본적인 욕망이니까 당연하다, 사랑받고 싶으니까”라며 “사실 상대적으로 어렵겠지만 ‘화란’ 때도 흥행은 바랐다”고 했다. 이어 “흥행을 생각 안 하는 건 주연 배우로서 책임감이 형편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돈 받았으면 돈값을 해야 하지 않나”라며 “현장에 나오는 모든 스태프, 제작자, 홍보사 분들 모두 각자 집에서 가장인데 그런 걸 생각하면 주연 배우는 당연히 흥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홍사빈, 비비(김형서), 최성은 등 신인들과 작업한 송중기는 “어떠한 부담은 없고, 저도 옛날엔 신인이었고, 선배들 보면서 컸다, 선배 노릇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제 송중기 나온다고 보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더 유명한 배우가 나온다고 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서 이제는 본질적으로 책이 중요하고, 책에 집중하는 편이라 신인들과 작업에 있어서 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중기는 지난해 10월 해외 오디션에 도전하고 있으며, 모두 낙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계속 도전하고 있고, 재밌게 도전하고 있다”라며 “많이 떨어지고 있고 그런 거다, 안 떨어졌으면 뭐 (작품을) 하고 있지 않았겠나”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언젠간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현타나 그런 건 전혀 없다”라며 “감사하게도 제가 여기서는 인지도가 있고 오디션을 안 봐도 되는 게 있는데, 나가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로기완’이 한국에서 불호가 센 것도 알고 있는데 외국에서 리뷰는 되게 다른 걸 봤고 그런 것들이 시선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서 즐기면서 하고 있고, 떨어져도 현타가 안 온다”라며 “하다 보면 되지 않겠나”라고 쿨하게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