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계약 건수 66% 증가 車보험 특약 등 새 상품 쏟아져 보험료 부담 등으로 가입률 저조 “진료항목 표준화 등 개선 시급”
생후 11개월 된 몰티푸(몰티즈와 푸들의 혼종견)를 키우는 윤모 씨(27)는 지난달 8일 오른쪽 뒷다리를 저는 강아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방문했다. 엑스레이 촬영과 진통제 처방으로만 13만 원을 지불한 윤 씨는 “곧 중성화 수술도 해야 하는데, 암컷이라 최대 50만 원이 드는 데다 견종 특성상 슬개골 탈구가 우려돼 병원비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노견이 돼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의 펫보험 가입을 고려 중이다.
손해보험사들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펫보험 시장 규모가 2년 만에 2배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입률은 1% 수준에 머물면서 반려동물 진료와 관련된 펫보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점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소비자 요청 시 동물병원 진료 내역 및 진료비 증빙서류 발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관련 수의사법 개정안 7건은 여전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질병이라도 동물병원마다 명칭, 진료 항목 등이 다른 데다 진료기록부 발급도 의무가 아니라 영수증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결정해야 한다”며 “보험사가 합리적인 보험료와 새로운 담보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펫보험 제도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동물병원이나 펫숍에서 장기(3∼5년)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올해 1분기(1∼3월) 동물병원 진료 항목 20개를 표준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내 100개까지 표준화 항목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