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예측 명성’ 릭트먼 교수 분석 “바이든,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 우크라-중동戰, 고물가 난제 안아 트럼프, 탄탄한 당원들 지지 강점… 패배땐 불복 우려, 내전은 안갈것”
“(현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려면 앞으로 여러 악재가 더 겹쳐야 한다. 하지만 패배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1980년대부터 미 대선 결과를 대부분 맞혀 ‘족집게’로 꼽히는 역사학자 앨런 릭트먼 미국 아메리칸대 석좌교수(사진)는 3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을 이같이 전망했다. 재선에 나선 현직 대통령이 여러모로 우세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경우의 수도 상당하다는 예측이다.
릭트먼 교수는 2016년 당시 대다수가 회의적으로 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하는 등 1984년 로널드 레이건을 시작으로 지금껏 10번의 대선 중에 9번을 정확히 맞혔다. 그는 “올해는 2016년보다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에서 91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후보(트럼프)도,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 때(73세)보다 나이 많은 후보(바이든)도 처음”이라 기존의 패턴을 깨는 선거라는 이유다.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다. 최종 예측은 7, 8월이 돼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패배하려면 여러 악재가 겹쳐야 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패배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릭트먼 교수는 인터뷰에서 미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13개 열쇠 가운데 현재 스코어로 바이든 대통령은 4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개에서 우세하다고 했다. 그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6개 이상에서 우세하지 않으면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집권당 후보는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전례 없는 대선이 될 거란 전망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이나 1992년 대선(빌 클린턴 당선)도 어려웠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특히 두 가지 면이 그렇다. 91개 범죄 혐의로 기소된 후보도, 이렇게 나이 많은 후보도 처음이다. 여러 면에서 기존 패턴을 깬다.”
“성과 면에선 1960년대 이후 어떤 대통령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막았고, 미 경기 침체에 대한 모든 예측을 뒤집었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낮은 건 끔찍할 정도인 메시지(정책 홍보) 실패와 팬데믹으로 인한 물가 상승 때문이다.”
―대선의 주요 변수는 뭔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군사적 성과에서 단박에 실패로 바뀔 수 있다. 미시간주 경선 결과(‘지지 후보 없음’ 투표 약 13%)에서 나타났듯 심각한 상황이다. 국경(불법 이민) 문제는 유권자를 교란시키는 또 다른 이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어떻게 보나.
―트럼프의 외교 고립주의는 어떻게 보나.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안보에 대한 공격을 무심하게 지나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민주주의 국가들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유럽은 벌써부터 ‘트럼프 2.0’ 리스크로 초비상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유세에서 “방위비를 적게 내는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고 폭탄 발언했다. 당장 독일에선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에도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을 무기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
―대선 이후 정치적 혼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번 선거는 미국과 세계 민주주의 미래에 중추적(pivotal)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하면 결과를 뒤집으려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전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