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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대형병원 일부 ‘직원 무급휴가’ 논란

입력 | 2024-03-07 03:00:00

[의료공백 혼란]
“수술-진료 줄어 매주 60억 손실”
간협 “무급휴가 강요 신고 잇따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이탈 이후 수술과 진료를 절반 남짓으로 줄인 대형병원 일부가 간호사 등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쓸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4일 의사를 제외하고 간호사와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개월의 무급 휴가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희망자는 정상 진료 상황까지 하루 단위로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수술과 입원이 이전보다 50% 이상 감소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도 5일 병동 간호사를 대상으로 최대 2주 동안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상진료체계 가동으로 가동 병상이 축소되면서 희망자에 한해 신청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경희의료원도 의사 외 직군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로 무급 휴가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병원들이 무급 휴가를 실시하는 이유는 경영난 때문이다. 한 수도권 종합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파업 등으로 수술과 진료가 줄면서 매주 60억 원씩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다음 달 직원 급여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무급 휴가 강요’에 따른 피해 신고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간협 관계자는 “최근 수술, 입원이 줄며 일부 인력이 남는 상황이고 병상 회전율도 떨어져 무급 휴가를 강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휴가를 쓰지 않으면 다른 부서로 배치하겠다고 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한 간호사는 “쉬는 만큼 월급 봉투가 얇아진다”며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는데 왜 우리가 무급 휴가를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