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美 대선] 美대선 ‘고령-사법 리스크’ 변수 바이든 재선땐 87세까지 대통령… 대안 거론 미셸 오바마 “출마 안해” 트럼프, 대선前 유죄선고땐 치명타… 법률비용 자금난 속 머스크 만나
조 바이든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민주당과 공화당의 ‘슈퍼 화요일’ 대선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두 사람의 재대결 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 두 당의 대선 후보가 일찌감치 정해지며 11월 5일 대선까지 8개월의 긴 본선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전현직 대통령의 위기 요인은 노출돼 있다.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은 잇따른 건강 이상설 등으로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개 사건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됐고, 거액의 법률 비용에 자금난에도 직면했다. 미 유권자 중 둘 모두 싫다는 이른바 ‘더블 헤이터스(double haters)’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변수가 고비마다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 ‘사법 리스크’ 불씨 남은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 2021년 1월 지지자의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퇴임 당시 기밀문서 반출, 집권 전 성추문 피해자에게 입막음 용도의 돈을 준 혐의 등으로 4차례 형사 기소됐다. 입막음 혐의를 다루는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은 이달 25일부터 재판 절차를 시작한다.
‘쩐의 전쟁’ 성격이 강한 미 대선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법률 비용에 따른 자금난도 그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들어 ‘사기 대출’ 혐의, 성추행 피해자 명예훼손 혐의 등 민사 재판에서 총 5억3330만 달러(약 7110억 원)의 ‘벌금 폭탄’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로 확정되는 7월경에는 모아둔 선거자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그는 대선자금 운용을 총괄할 공화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에 차남 에릭과 결혼한 며느리 라라를 밀고 있다. 3일에는 세계적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만났다.
● ‘고령 리스크’ 커지는 바이든
슈퍼 화요일위 지도에 표시된 17개 지역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미 대선 최대 행사일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전체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을 이날 배정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6개 주 경선 중 미국령 사모아를 제외한 15곳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고물가, 불법 이민자 대응, 두 개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외교 실패 논란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특히 2020년 대선 승리의 발판이었던 청년, 여성, 비(非)백인 유권자의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 이날 경선에서도 아랍계 비율이 높은 미네소타주에서는 민주당 유권자 중 18.9%가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에 표를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월터리드 군 의료센터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뒤 “직무수행에 적합하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여 그의 극단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이른바 ‘트럼프 트리거(trigger·방아쇠)’ 전략으로 자신에게 제기된 ‘힘없는 노인’ 이미지를 불식시킬 계획이라고 CNN 등이 전했다.
대의원미국에서는 공화당(7월), 민주당(8월) 전당대회에서 지역 대의원들이 각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지역별로 치러지는 경선은 이 대의원을 뽑는 절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