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지난달 채소물가 12% 올라 햄버거-김밥 등 외식물가도 3.8%↑ 정부, 13개 채소-과일 납품단가 지원 “사과-배, 햇과일 출하전까지 강세”
파 가격이 1년 새 50% 넘게 오르는 등 채소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외식 물가는 33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과와 배 가격은 올해 추석 전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7∼9월 생산량 확대로 가격이 하락했던 채소류는 지난해 10월(5.9%) 상승 전환한 이후 4개월 동안 매달 전년 동월 대비로 8∼1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1인당 소비량이 많은 파, 배추 등의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지난달 파 가격은 전년보다 50.1% 올랐다. 파값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전년 동월 대비로 20∼60%씩 꾸준히 오르고 있다. 주요 산지인 전남 등에 한파와 폭설 피해가 이어진 탓이다.
정부는 3, 4월 두 달간 총 204억 원을 투입해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13개 채소와 과일의 납품단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파는 kg당 1000원, 배추는 포기당 500원을 지원해 단가를 낮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0% 안팎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 품목 중 햄버거(8.2%), 김밥(6.4%) 등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전체 조사 대상 외식 품목 39개 중 물가가 하락한 품목은 한 개도 없었다. 27개는 물가 상승률 평균보다 높았다.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사과와 배는 향후 최소 4개월가량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와 배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여름 사과와 배가 이르면 7, 8월부터 출하되는 걸 감안하면 올 9월 추석 전까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셈이다. 지난달 사과와 배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71.0%, 61.1% 급등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