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화 바탕 영화 ‘메이 디셈버’ 아카데미 애니 후보작 ‘로봇 드림’
영화 ‘로봇 드림’에서 도그와 로봇이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미소 짓고 있다. 난생처음 소중한 존재를 만난 둘은 세상을 함께 탐험한다. 영화사 진진 제공
13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로봇 드림’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사는 강아지 ‘도그’다. 친구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이 냉동 음식을 데워 먹으며 단조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도그는 어느 날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한다.
로봇은 단숨에 도그의 세계를 바꿔 놓는다. 둘은 함께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놀이공원에 간다. 아이스크림을 처음 맛보는 로봇의 표정을 보며 도그는 행복을 느낀다. 흑백 같던 도그의 세계는 로봇을 향한 사랑 덕에 무지갯빛이 된다. 하지만 행복은 늘 오래가지 않는 법. 해변에 놀러 갔던 둘은 그만 깜빡 잠이 들고, 그 사이 로봇은 고장이 나 모래사장에서 꼼짝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해수욕장 폐쇄 기간이 돼 도그는 로봇을 데리고 나올 수 없게 되고, 둘은 해수욕장 재개장 시기만을 기다리며 생이별을 하게 된다.
영화 ‘메이 디셈버’에서 21세 차 유부녀-미성년자의 만남으로 세간을 뒤흔든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남편 조(찰스 멜턴)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판씨네마 제공
영화는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게 된다는 설정이다. 복역한 뒤 50대의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30대의 조(찰스 멜턴)는 함께 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하면서 배우 엘리자베스(내털리 포트먼)가 그레이시 역을 맡게 되고, 촬영을 시작하기 전 두 사람을 만나 이들 마음속 깊은 곳을 탐구한다.
배우 줄리앤 무어와 내털리 포트먼의 연기가 스크린을 압도한다. 특히 내털리 포트먼은 필모그래피에 획을 그을 연기력을 보여 준다. 비상식적인 사랑, 그들을 이해해 보려는 연기자로서의 광기를 살얼음 위를 걷듯 날카롭게 표현해 냈다. 거울 앞에서 그레이시의 심경을 독백하는 장면은 그의 인생 연기라 평가할 만하다. 조 역의 찰스 멜턴은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배우다. 지난해 제76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아카데미상에는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