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원 사육사의 푸바오 성장 일기… 첫 걸음마 감동-장난기 어린 모습 특별한 순간과 일상 속의 장면 담아… ‘작은 할부지’ 송영관 사육사 저서 푸바오 시점으로 써내려간 이야기… 야생동물 판다 특성 이해할 수 있어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강철원 지음/340쪽·1만8000원·시공사 ◇전지적 푸바오 시점/송영관 지음·류정훈 사진/248쪽·2만2000원·위즈덤하우스
2020년 7월 20일 197g의 몸무게로 태어나 이듬해 1월부터 대중에게 선보여진 푸바오. ‘판다 할부지’로 불린 강철원 사육사와 푸바오의 알콩달콩한 일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모든 판다는 ‘멸종위기종 보전 협약’에 따라 생후 48개월 이전에 짝을 찾아 중국으로 옮겨진다. 푸바오는 다음 달 3일 중국으로 떠난다. 에버랜드 제공
“리리! 리리!”
2016년 1월 중국 쓰촨(四川)성 ‘자이언트 판다 번육 연구기지’. 18년 만에 만난 판다 리리에게 강철원 사육사가 소리쳤다. 앞서 1994∼1998년 강 사육사의 손에 컸던 리리는 여전히 ‘아빠’의 목소리를 기억했다. 리리는 고개를 들더니 강 사육사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주변의 중국 관계자들은 강 사육사에게 “당신이 진정한 ‘슝마오 바바(판다 아빠)’!”라고 외쳤다.
리리가 한국 땅을 떠난 지 18년 만인 2016년, 아이바오와 러바오 판다 커플이 한국에 왔다. 그로부터 4년 뒤 이들은 ‘푸바오’를 낳았다. 그렇게 ‘판다 할부지’ 강 사육사와 푸바오의 좌충우돌 일상이 시작됐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첫 판다다. 판다는 통상 생후 40일 전후로 눈을 뜬다. 그런데 푸바오는 왼쪽 눈은 생후 15일 만에, 오른쪽 눈은 18일 만에 각각 떴다. 자칫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만큼 시기가 빨랐다. 이에 강 사육사는 두 달여간 분만실의 불을 끈 채 푸바오의 시력을 보호했고, 결국 건강한 시력을 가질 수 있었다. 푸바오뿐만 아니라 출산 후유증으로 입맛을 잃고 힘들어하던 엄마 아이바오를 위해선 영양가 많은 대나무 잎에 부드러운 죽순을 싼 특식(죽순쌈)까지 만들어 줬다.
푸바오의 성장 기록은 마치 육아일기처럼 느껴진다. 생후 120일째 처음으로 네 발로 걸음을 떼자 눈물을 흘리며 축하하는 모습이나, 저녁시간 실외 놀이터에서 계속 놀려고 투정을 부리는 모습은 여느 가정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나무 타기에 능숙해지는 등 어엿한 판다로 성장하는 데 아이바오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푸바오가 높은 나무에서 떨어지거나 놀라면 언제나 자식 곁으로 달려갔지만 푸바오를 나무 위에 무작정 올려주지 않았다. 푸바오 스스로 터득하고 배우도록 길러주는 아이바오의 모습을 ‘지지와 신뢰의 육아법’이라고 명명하며, 사람에게 주는 교훈이 크다고 강조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