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 추천 심사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례대표 국민후보 선출을 위한 공개 오디션에서 네 명의 최종 후보들과 손을 잡고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청년운동가 출신 전지예 씨, 농민 출신 정영이 씨, 김 위원장, 의료인 출신 김윤 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서울=뉴시스]
여야가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띄운 ‘꼼수’ 위성정당에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접수에 53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신청비가 500만 원으로 일각에선 “공천 장사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야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중 더불어민주당 몫의 후보에도 192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 與 위성정당, 韓 영입인사 19명 비례 신청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조혜정 국민의미래 당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2.23/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미래는 비공개 신청 112명을 제외한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 따르면 대통령실 출신으로 안상훈 전 대통령사회수석과 천효정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지원했다. 또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한 ‘김한길 그룹’ 최명길 전 의원,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지원했다.
당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의 윤도현 한지아 비대위원이 지원했다. 또 영입 인사인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진양혜 전 아나운서,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등 19명이 비례대표에 몰렸다. 호남 출신 중에는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 김화진 전 전남도당위원장,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 등이 신청했다.
호남 출신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비공개로 신청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청문회 퇴장’ 논란을 일으켰던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비공개 신청했다.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신청비로 20억 원 이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신청자에게 당비 300만 원과 심사료 200만 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 39세 이하와 중증장애인, 탈북민 등에게 심사료만 50%를 감면한다. 민주당 50만 원은 물론 군소 정당인 개혁신당은 290만 원, 새로운미래는 100만 원보다 많은 액수다.
● 민주 비례1번, 한미훈련 반대 단체 출신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년겨레하나대표 출신 전지예 전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 부회장과 전국여성농민회(전여농) 사무총장 출신 정영이 전 구례군 이장(이하 여성),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하 남성)이 선정됐다.시민단체 몫 비례 1번으로 뽑힌 전 전 부회장이 활동가로 몸담았던 겨레하나는 최근 한미연합군사연습 ‘프리덤 실드’ 반대 기자회견 등을 개최했다. 겨레하나 조성우 이사장은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에서 활동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2번 후보로 꼽힌 정 전 이장은 지난해 전여농 ‘통일선봉대’ 대장을 맡아 경북 성주시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야권은 시민사회 몫 비례 1번에게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을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민주당이 당선 안정권 내에 시민사회 추천, 진보당, 새진보연합과 번갈아가면서 비례대표 후보를 배치하기로 한 만큼 이들 중 최소 2명이 당선권에 진입하는 것이 유력하다.
민주당 몫으로 모집한 비례대표 후보에도 192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 중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와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노조연맹 추천으로 민주당에 인재영입된 백승아 전 교사도 비례대표 선출이 유력하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