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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사외이사 ‘100% 찬성 거수기’

입력 | 2024-03-11 03:00:00

ELS 등 리스크 감시기능 못해
작년 평균 7500만원 보수 챙겨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과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등 최근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지난해 금융회사 사외이사진이 ‘거수기 역할’에 그치며 경영진의 견제 및 감시라는 역할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평균 7500만 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37명이었다. 이들은 이사회에서 162건의 안건을 논의했지만 반대표가 나온 경우는 없었고, 안건들은 수정·조건부 가결 3건을 포함해 100% 가결됐다.

사외이사들의 거수기 행태는 금융그룹의 각종 거래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감시·통제해야 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너 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5대 금융지주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수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홍콩H지수 ELS,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언급은 단 두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이처럼 사외이사들이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중 36명은 지난해 평균 7531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연간 평균 근무 시간은 390시간으로 평균 시급은 19만 원에 달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