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국가를…’ 저자 헤인 데 하스 “韓 3D업종 외국인 노동자가 맡아 이입민 비중 3.5%… 빠르게 늘 것”
신간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오른쪽 사진)을 펴낸 네덜란드 사회학자 헤인 데 하스. 저자는 “이민 정책을 수립하려면 이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걷어내고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종서적 제공
“한국은 현대사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입국(移入國·이주자들을 수용하는 국가)으로의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신간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세종서적)의 저자 헤인 데 하스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로코,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며 30년 넘게 이주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는 네덜란드 사회학자이자 지리학자이다. 이번 신간은 그의 첫 대중서로, 이주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 22가지를 나열한 뒤 데이터를 활용해 반박했다. 그는 “더 효율적인 이민 정책을 수립하려면 무엇보다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경제 성장 후 동남아시아 등에서 외국인이 이주하는 주요 이입국이 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인구 고령화와 교육 수준 향상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3D 업종에는 주로 외국인 노동자가 종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인구 중 이입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지만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는 1960∼1970년대 서유럽에서 나타난 현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도 1990년대까지 ‘이입국이 아니다’라고 부정했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한국 정부도 입국한 이주자들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하는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도 포장하지도 말자고 주장한다. 신간은 이 외에도 ‘세계는 난민 위기에 봉착했다’, ‘이입 때문에 범죄가 급증한다’ 등 이민자들을 둘러싼 각종 통념을 데이터로 논증해 나간다. 그는 “한국이 증거에 기반해 더 효과적인 이주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수십 년간 유럽 등이 저지른 실수를 답습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