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앓던 야잔 카파르네 전쟁중 영양실조로 끝내 숨져 후티, 홍해서 선박 드론공격 잇달아
영양실조 등에 시달리다 4일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뇌성마비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사망 전날인 3일 병원에 누워 있는 모습. 사진 출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해골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은 깡마른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던 모습으로 가자지구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줬던 팔레스타인의 열 살짜리 뇌성마비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4일 숨졌다. 그를 치료한 의료진은 영앙실조, 호흡기 감염증을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9일 보도했다.
그간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던 카파르네의 사진에서는 그의 얼굴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 가자지구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줬다. 눈도 푹 꺼졌고 턱은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다.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하눈에 살던 카파르네는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전만 해도 아침 식사로 달걀과 바나나 등을 먹었다. 뇌성마비 치료도 받았다. 전쟁 발발 후 가족 전체가 피란길에 오르면서 부드러운 고영양식을 섭취할 수 없었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한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곳에서 숨을 거뒀다. 이 병원 의료진은 영양 부족이 그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켰다고 지목했다.
친(親)이란 세력인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의 홍해 민간 선박 공격으로 6일 첫 민간인 사망자가 나오자 미국이 주도하는 영국 프랑스 등 다국적 연합군이 9일 후티의 무인기(드론) 수십 대를 격추하는 보복에 나섰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연합군이 아덴만과 홍해 일대에서 후티의 드론 최소 28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영국 또한 구축함 ‘HMS 리치먼드’호가 ‘시셉터 미사일’을 이용해 후티 드론 2대를, 프랑스 또한 호위함 ‘랑그도크’호 등이 드론 4대를 격추했다고 각각 밝혔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