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사과가 쌓여 있다. 2024.3.6. 뉴스1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30%가량 감소했지만, 가격은 2배 이상 오르며 식탁물가를 뒤흔들고 있다. 생산량 감소율보다 가격 상승 폭이 더욱 높은 상황은 당장 공급물량을 늘리기 어렵고 가격 변화에 비해 수요 변화가 크지 않은 농산물 시장의 비탄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재해 여파 등으로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3% 감소했다.
반면 음료 등을 생산하는 데 주로 사용되던 비정형과 생산이 많이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부터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소매가 안정세를 추진해 왔으나 비축 물량이 소진되며 최근 들어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
사과 소매가는 10개에 3만877원으로 전년보다 35.4% 올랐다. 전국 소매가 평균 가격이 3만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생산량 감소율을 월등히 뛰어넘는 가격 형성에 대해 정부는 농산물 수요가 비탄력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농산물 수요가 가격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생산량 감소율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사과는 국내 과일 소비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햇사과가 수확되기 이전까지 민간의 추가적인 공급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격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사과 생육 상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도매가가 소매가 상승률보다 높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도매시장 육성을 더욱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이 성장하면 소비자들의 구매가가 낮아질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출범한 온라인도매시장은 40억 원이 거래됐는데, 농가 수취가격은 4.3% 높아지고 출하·도매 단계 비용은 9.9% 절감되는 효과를 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시장의 비탄력성이 반영되며 도매가격이 생산감소율보다 크게 오른 모습을 보였다”며 “온라인도매시장 육성을 통해 소비자의 편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후생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