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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못이겨 이혼 요구한 아내…7살 아들 데리고 해외로 나간 남편

입력 | 2024-03-11 11:15:00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뉴스1


폭행을 참지 못해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이 아내 몰래 7세 아들을 데리고 해외로 떠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의 폭력에 이혼을 요구한 아내 A 씨가 이혼 가능성과 양육권에 대한 문제를 토로했다.

A 씨의 남편은 평소에는 다정하지만, 조금이라도 심사가 뒤틀리면 욕설을 내뱉고 주먹을 휘둘렀다고 한다. 그는 남편을 피해 집을 나오면서도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면 달라질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A 씨는 결혼 10년 차에도 남편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자 이혼을 결심했다. 이혼을 요구받은 남편은 A 씨가 원하는 대로 절대 안 될 거라며 7세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A 씨는 아들이 보고 싶어서 몇 번이나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고 얼마 뒤 남편은 시어머니와 함께 아들을 데리고 해외 연수를 떠나버렸다.

A 씨는 “남편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찾아갈 수 없었다”며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동안 저는 죽지 못해 살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 씨는 남편이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을 만나기 위해 남편 요구대로 이혼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남편은 핑계를 대면서 아들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또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하려 한다. 중요한 건 양육권”이라며 “시어머니가 아들을 봐주셨다. 양육권을 뺏긴다면 제가 양육비를 줘야 하는데,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어서 1년 뒤의 일을 기약할 수 없다. 양육비가 정해진 뒤에 감액할 수 있냐”고 조언을 구했다.

김미루 변호사는 이혼 소송을 한 번 취하했던 A 씨가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판결 이후에 소를 취하했을 때는 같은 사유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며 “A 씨는 1심 소송 중에 소를 취하한 걸로 보이기 때문에 다시 같은 사유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심 판결 이후에 소를 취하했다고 해도 재소가 금지되는 건 ‘이전과 같은 사유’일 때”라며 “이전에 주장했던 이혼 사유가 아니라 새로운 이혼 사유가 발생했다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A 씨 남편은 혼인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유아인 자녀를 A 씨로부터 떼어놓고 만남을 막고 있다”며 “과거 폭력과 폭언 등도 있었기 때문에 A 씨가 이혼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양육권 판단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자녀의 양육환경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친권자를 지정한다”며 “그런데 A 씨의 경우 남편이 자녀를 외국으로 데려가 1년 넘게 보지 못하게 했다. 자녀의 공동양육 또는 면접 교섭에 대한 남편 협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 양육 상태를 지속시키는 것보다는 A 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자녀 복리에 더 적합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A 씨가 비양육자가 된다면 양육비는 현재 기준에 맞춰 정해질 것”이라며 “이후 사정이 변경되면 양육비 감액 소송을 따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정법원은 양육비 감액에 엄격하다. A 씨의 소득이 급감해 최저 생활도 어려워진 사정 등이 있어야 감액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