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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과 달랐던 황선홍, 방임 않고 직접 갈등 중재

입력 | 2024-03-11 14:02:00

선수 간 갈등 분석 후 재발 방지 예고




임시로 A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는 황선홍 23세(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 간 갈등을 방관한 반면 황 감독은 직접 선수들 사이에서 중재하고 갈등 원인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황 감독은 11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 2연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황 감독은 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논란을 일으킨 이강인은 물론 주장 손흥민과도 직접 통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팀 내 베테랑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현 대표팀 상황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의 이 같은 태도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과는 판이하다. 지난해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의 A매치 후 인터뷰 논란을 계기로 대표팀 내 갈등이 있음을 감지하고서도 유럽에 있는 선수들만 만나러 다닌 뒤 문제를 덮었다.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 전날 이강인과 손흥민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뒤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베테랑 선수들이 이강인을 요르단전에서 빼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묵살했고 조직력이 깨진 대표팀은 요르단에 참패를 당했다.

나아가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하극상이 요르단전 패인이라고 언급하는 등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를 드러냈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에 책임이 있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역시 자국 오스트리아 언론 기고문에서 한국 선수들을 비난하는 데 앞장섰다.

반면 황 감독은 대표팀 갈등 해소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체제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대표팀을 위해 직접 총대를 멘 것이다.

이번 태국과의 2연전은 국가대표팀 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황 감독은 “조금 짧은 기간이라도 좀 세심하게 들여다볼 생각”이라며 “여러 가지 대화를 통해서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조금은 정리를 좀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대표팀 내 사건이 외부로 새어나가는 것을 차단할 방안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강인 사태 역시 영국 언론을 통해 처음 폭로됐다. 대표팀 내 사정이 외국 언론을 통해 폭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황 감독은 “말이라는 것은 스태프든 여러 가지 상황에서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며 “그런 것들은 우리가 좀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어느 정도는 정리를 하고 가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난제를 스스로 떠안은 황 감독이 대표팀 분위기 수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14년 대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 상황에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인가 도움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여태까지 축구를 하면서 어려울 때는 피해 가고 쉬울 때는 좀 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