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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특례대출 효과’ 9억이하 아파트 거래 증가

입력 | 2024-03-12 03:00:00

출산 2년내 가구에 저리 대출
주택 실수요 일으키며 거래 숨통
이달 서울 거래 70%가 9억 이하
스트레스 DSR로 대출한도 축소… 전문가 “본격 시장회복은 일러”




3045채 규모의 대단지인 서울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11일 기준 지난달 매매된 아파트는 13채였는데, 9억 원 이하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가 7건으로 절반이 넘었다. 이 단지 인근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1월 초부터 최근 이 동네에서 매수 문의 10건 중 6건 이상은 신생아 특례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사람”이라며 “지금은 특례 대출 때문에 9억 원 이하 거래가 반짝 늘고 있지만 자금이 소진되면 시장이 다시 잠잠해질 거라는 예상이 많다”고 전했다.

1월 말 시행된 신생아 특례 대출의 영향으로 9억 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여전한 데다 지난달 대출 금리를 높이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신고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총 1653건 중 9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57.7%(954건)였다. 1월 55.1%에 비해 9억 원 이하 비중이 2.6%포인트 늘었다. 아직 거래 신고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3월 들어 이 비중이 70.1%까지 오른 것을 보면 거래 신고가 끝나면 2월 비중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올해 1월 29일 시행된 신생아 특례 대출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까지 접수된 디딤돌 대출(주택 구입 목적) 신청 규모는 2조8088억 원에 이른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한 무주택 또는 1주택 가구에 대해 저리로 주택 구매(대환 포함) 및 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대상은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평균 금리는 2.41%다.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에서는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오른 거래도 늘었다. 직방에 따르면 2월 ‘노도강’에서는 상승 거래 비중이 43%로 전월(34%)보다 늘었다. 반면 직전 대비 하락한 거래 비중은 42%로 전월(46%)보다 감소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은 “신생아 특례 대출 시행과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가격 조정 효과로 저가 급매물 매입 수요가 나타났다”며 “9억 원 이하 주택 위주로 매수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2월 말부터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대출한도가 축소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도 연 3.5%로 지난해 2월부터 9차례 연속 동결된 상태다. 1월 거래량이 2509건으로 반짝 증가한 것 역시 스트레스 DSR 시행 전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직방 측은 “저가 매물이 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최근 매수세를 전체적인 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4월 총선 등을 감안해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특례 대출은 하락기에 주택을 매수하려는 실수요자 수요에 부합해 거래에 숨통을 틔워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라면서도 “자금이 소진되기 전까지만 거래가 늘어나는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