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주거비 최대 100만 원 지급 경량 손수레 등 안전용품도 제공
“10여 년 전부터 폐지 줍는 일을 했어요. 하루 종일 일해도 하루에 4000원 벌까 말까 했어요.”
서울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이 약 240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75% 이상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폐지를 줍고 있었지만, 평균 수입은 월 15만 원에 그쳤다. 서울시는 이 같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일자리부터 주거, 돌봄, 안전 등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시가 지난해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 시내 폐지수집 어르신은 2411명으로, 이들 중 65%가량이 76세 이상 어르신이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3%, 기초연금 수급자는 72%에 달하는 등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절반 이상이 주 5일 일하며 폐지를 줍지만, 월평균 수입은 15만 원에 불과했다.
일을 자주 하지 못해 생계유지가 힘들거나 주거가 안정적이지 못한 어르신들은 서울형 긴급복지 대상자로 선정해 생계비를 지원한다. 생계비는 1인 기준 71만 원이며, 의료비 및 주거비를 최대 100만 원까지 지급한다.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론 희망온돌기금과 서울형 주택바우처사업을 통해 연 650만 원 이하의 임대보증금과 월 8만 원(1인 가구 기준)의 임차료를 지원한다. 또한, 노인종합복지관 등에서 주 1회 이상 직접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맞춤형 돌봄서비스 역시 제공할 예정이다.
폐지 수집 중에 발생하기 쉬운 안전 및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노인의 체형을 고려한 ‘경량 안전 손수레’와 야간에 인식하기 쉬운 야광 조끼, 밴드, 장갑 등 안전용품을 제공한다. 혹서기와 혹한기엔 계절에 맞춘 대비 용품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