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늘리려 과학예산 8% 줄여 “거대 망원경 둘 중 하나만 추진 예정”
미국이 건설을 추진 중인 직경 25m짜리 거대마젤란망원경(위 사진)과 직경 30미터망원경의 완성 예상도다. 최근 미국 의회는 두 망원경 중 하나에 먼저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GMT·TMT 제공
미국 의회가 미국 국립과학연구재단(NSF) 예산을 약 8% 삭감했다. 지난해 재정수입이 감소했고 국방비 예산을 늘리자는 공화당 측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작 중인 거대 우주망원경 완성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주 관측 분야에서 유럽과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과학계에 따르면 NSF의 자문위원회 국립과학위원회(NSB)가 최근 예산 삭감에 따라 지상 거대 우주망원경의 예산을 16억 달러(약 2조 원)로 제한했다. NSB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5월 NSF 회의에서 두 후보 망원경 중 (먼저 예산 지원할 망원경)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이 된 망원경은 칠레에 건설 중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과 하와이에 건설 예정인 30미터망원경(TMT)이다. 두 망원경 모두 각각 약 25억 달러(약 3조2700억 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박병곤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은 “미국은 두 망원경을 동시에 건설해야 유럽의 E-ELT가 볼 수 없는 영역까지 관측이 가능하다”며 “하나만 완공될 경우 우주 관측에서 유럽에 뒤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