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서 영결식… YS와 합장 정치인 등 100여명 마지막길 배웅 김현철 이사장 “어머니는 강했던 분”
1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이 들어서고 있다. 장손 김성민 씨가 손 여사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손 여사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발인 후 운구 행렬은 손 여사와 김 전 대통령이 평생을 함께 지내왔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으로 이동해 노제를 지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손명순 여사님은 부드럽지만, 단단한 바위같이 남편의 신념과 뜻을 받쳐온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였습니다. 민주주의의 거산으로 우뚝 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묵묵히 받쳐준 큰 버팀목입니다.”(한덕수 국무총리)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고인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장손 김성민 씨,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유족 30여 명을 비롯해 문민정부에서 일했던 원로 정치인들과 상도동계 정치인 등 100명가량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영입했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이인제 나경원 전 의원 등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상도동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손 여사는 오랜 군사독재 시절 생계를 위협받던 야당 정치인들의 생활을 돕고 시래깃국으로 민주화 동지들의 배를 채워주시면서 어머니의 마음으로 핍박받는 민주화 투쟁 투사들을 감싸 안아주셨다”고 소개했다.
추모 공연에서는 손 여사가 평소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즐겨 부른 찬송가와 동요 ‘과수원길’이 연주됐다. 김현철 이사장은 유족 인사말에서 “어머니는 참으로 강하고 한없이 따뜻한 분이셨다. 아버지와 함께 평생 수많은 고난과 풍파를 헤치셨고, 어려운 이웃에게 하나를 주고도 둘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하시는 분이셨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눈물을 훔쳤다.
영결식 후엔 손 여사가 평소 봉사활동을 했던 꽃동네 가족들이 참석자들을 위해 준비한 식빵을 나눠줬다. 손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현충원에 합장됐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