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166곳서 94곳으로 줄어 “中 부동산 침체 등 한계 드러내” 美기업 약진… 加-인도 몸집 불려 韓 19곳, 삼성 등 대부분 순위 밀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박에 최근 3년간 글로벌 10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에 포함되는 중국 기업의 수가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반도체 대장주 SMIC가 1000대 기업에서 퇴출당했고,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빅테크 업체도 순위가 크게 밀렸다. 중국 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는 미국, 캐나다, 인도 등의 국가에서 채워 넣으면서 글로벌 시총 순위가 재편됐다.
● 공급망 재편에 글로벌 시총 ‘지각변동’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영향으로 희토류 등 소재 업체 등의 타격이 컸다. 현재 중국 소재 기업은 금·구리 생산 업체인 쯔진마이닝과 철강업체 바오산강철, 화학업체 완화화학 등 3곳만 글로벌 1000대 기업으로 살아남았다. 2020년 말(12곳) 대비 9곳이 사라졌다. 세계 1위 이차전지 분리막 업체인 창신신소재는 시총이 19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 안팎으로 3분의 1 토막이 나면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도 2020년 말 565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미중 무역 갈등의 직격탄을 맞아 1000대 기업에서 이탈했다.
중국이 주춤하는 사이 캐나다와 인도 기업들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글로벌 1000위 내에 캐나다의 소재 업체가 2020년 3개에서 올해 6개로 두 배로 늘었다. 인도 최대 철강업체인 JSW스틸이나 타타스틸 등도 새롭게 이름을 올리는 등 약진하는 모습이다.
한국은 19개사가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순위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2020년 말 14위였던 삼성전자가 28위로 떨어지는 등 삼성그룹이 부진했다.
● “중국 경제 구조적 문제 드러나”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며 “미국 대선 등의 변수도 크기 때문에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