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특권정치 청산” 野 “정부 심판”
4·10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왼쪽 사진)와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가 10일 지역에서 유권자들과 각각 인사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중-성동갑은 20,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연이어 당선된 곳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86운동권 정치’를 비판해 온 경제 전문가인 윤 후보를 앞세워 중-성동갑을 “특권 정치 청산의 교두보”라고 내세웠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부터 현 정부와 대립해 온 전 후보를 공천해 “윤석열 정부 심판의 상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이곳은 여야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격전지가 됐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0일 중-성동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2.9%, 윤 후보를 뽑겠다는 답은 36.6%로 나타났다. 격차는 6.3%포인트였다. 오차범위(±4.3%) 내 차이다.
마장 구도심 전현희 44.2%-윤희숙 26.4%, 성수 신도심 全 40.9%-尹 44.7%
총선 여론조사 〈1〉서울 중-성동갑
지난 총선 민주, 대선에선 국힘 승리… 정권견제론 39%-국정안정론 31.3%
비례지지율 與 31.7%-민주 23.9%-조국당 17.4%
전현희 2040-윤희숙 6070서 앞서
지난 총선 민주, 대선에선 국힘 승리… 정권견제론 39%-국정안정론 31.3%
비례지지율 與 31.7%-민주 23.9%-조국당 17.4%
전현희 2040-윤희숙 6070서 앞서
● 연령·동별로 나뉜 민심
지역에 따른 차이도 보였다. 중-성동갑은 공직선거법의 구분 기준에 따라 2, 3, 4선거구 등 3개 선거구로 구성돼 있다. 왕십리뉴타운이 있는 2선거구(왕십리도선동 왕십리2동 행당1·2동)에서는 전 후보가 43.7%, 윤 후보가 37.1%로 오차범위 내인 6.6%포인트 차였다. 뉴타운 개발 이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권자들이 모인 곳이어서 선거 민심에 따라 지지 후보가 출렁이는 곳이다.
다세대 주택이 몰려 있어 서울의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3선거구(마장동 사근동 송정동 용답동)에서 전 후보의 지지율은 44.2%로 윤 후보(26.4%)와 오차범위 밖인 17.8%포인트 격차였다. 초고가 신축 아파트 단지인 트라마제, 갤러리아포레 등이 있는 성수동이 포함된 4선거구(성수1가1·2동 성수2가1·3동 응봉동)에선 윤 후보 지지율이 44.7%로 전 후보(40.9%)와 3.8%포인트 차였다. 성수동은 지난 대선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 공약을 냈던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줬던 곳이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를 찍은 응답자 중 윤 후보 지지층으로 옮긴 비율은 22.2%였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진수희 후보에게 투표한 응답자 중 전 후보 지지층으로 옮긴 비율은 6.5%로 나타났다.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지지율(31.7%)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23.9%)과 7.8%포인트 격차였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17.4%로 나타났다. 야권의 지지세가 분산된 조사가 나오자 정치권에선 “친문(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성동갑은 16, 17대 성동 지역에서 재선을 한 임 전 실장이 강하게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이재명 대표는 ‘비명횡사’ 논란 속에 친명계 전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이 공천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1.8%,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3.7%로 8.1%포인트 차였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성향 비례정당 지지율을 합하면 국민의미래 지지율보다 9.6%포인트 높았다. 야당 관계자는 “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이 사실상 총선 연대에 나서며 비례정당에서 여권 대 야권 구도는 야권이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총선 땐 민주당 승리, 대선선 與 앞서
중-성동갑은 최근 4차례 선거에서 여야가 절반씩 승리했다. 20, 21대 총선에선 홍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를 각각 5.7%포인트, 13.4%포인트 차로 이겨 당선됐다. 2022년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8.5%포인트 앞섰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간 격차가 22.2%포인트였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포인트. 응답률은 8.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동아일보는 12일자부터 여야 후보를 22대 총선 기호순으로 표기합니다. 현재 기호는 국회 의석수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1번, 국민의힘 2번, 녹색정의당 3번입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