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가 소방서에 놓고간 상자. 원주소방서 제공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익명의 기부천사가 강원 원주소방서 소방관들을 위한 기부가 10년째 이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소방서 앞에 한 시민 A 씨가 기름때가 묻은 종이상자를 들고 찾아왔다. A 씨는 소방서 직원에게 상자를 전달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A 씨가 기부를 이어온 지는 어느덧 10년째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A 씨는 매년 이맘때쯤 원주소방서를 찾아와 기부금이 담긴 상자를 전달한다고 한다.
2018년 당시 A 씨가 소방서에 놓고간 상자. 원주소방서 제공
2015년 3월 풀빵 한 봉지와 259만 원이 든 상자를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0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A 씨가 그동안 기부한 돈은 32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년 여성인 A 씨는 원주에서 풀빵 노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요청에 ‘풀빵 천사’로 불리고 있다.
원주소방서는 A 씨의 기부금을 사회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화재·구조·구급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 순직·공상자 특별위로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