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진경찰서 제공
꽃샘추위가 기승이던 지난 2일 낮 12시 35분. 서울 광진경찰서 광나루지구대로 치매 노인을 발견했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다. 갓 임용된 새내기 경찰인 박태용 순경은 선배들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얇은 바람막이 겉옷만 걸친 채 덜덜 떨고 있는 치매 노인 한 분이 보였다. 당시 광진구 기온은 1.7도, 한낮이었지만 눈발이 날리고 바람도 강해 쌀쌀했다.

서울 광진경찰서 제공
박 순경은 “치매 노인은 직진으로만 가는 경향이 있어 집에서 꽤 멀리 나오신 것 같다”며 “바로 모셔다드렸는데 그동안 가족이 집 근처에서만 할아버지를 찾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박 순경이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기 전 광나루지구대에서 현장 실습을 하는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박 순경은 “경찰이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가족들이 고마워하는 것을 보고 매우 뿌듯했다”며 웃었다.
경찰청은 전국 지구대·파출소에 소형 지문스캐너 4000여 대를 보급하고 업무용 휴대전화를 활용한 ‘휴대용 신원확인 시스템’을 지난달 19일부터 본격 적용하고 있다.
이번 박 노인 사례에서는 경찰이 112 신고 접수 후 신원을 확인해 가족에게 인계하는 데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박 순경은 “치매 노인이나 어린아이는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의 인적 사항을 말하기 어려운데 사전 등록 제도를 활용하면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다”며 “일선 경찰관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