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도약하는 부울경] ‘글로벌 허브도시’ 구상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인터뷰 브랜드 가치 높아진 지금이 적기 가덕도 신공항-산업은행 이전 등 지방 균형발전 위해 정책 지원을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해 남부권 전체의 발전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 시민들께 약속한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겠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시정 역점 과제를 ‘글로벌 허브도시’로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박 시장은 “싱가포르, 홍콩 등처럼 사람과 자본, 기업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1월 국회에서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파격적인 규제 혁신과 세제 감면을 통한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비록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유치 과정에서 거둔 성과가 상당하다는 게 이유다. 실제 부산의 브랜드는 대폭 높아졌다. 지난해 11월 영국 컨설팅 기관 지옌사에서 발표한 ‘스마트도시 지수’ 평가에서 부산은 세계 15위를 차지했다. 2년 전 평가에선 62위였다. 금융도시 지수도 50위권에서 30위 안팎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6월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EIU가 선정하는 ‘2023 세계살기좋은도시지수’에서는 아시아 6위를 차지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도 핵심 동력이다. 2029년 12월 개항을 위한 기본계획이 확정·고시됐고 설계·시공 전담 조직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다음 달 출범한다.
박 시장은 한국산업은행 이전 문제도 글로벌 허브도시를 위해 빨리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가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한 이후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반발과 함께 이전에 부정적인 일부 정치권도 걸림돌이다. 이들은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 축소, 국가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이전을 반대한다.
하지만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이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의 항만·물류 인프라와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의 융합으로 부산이 홍콩을 대체하는 글로벌 금융 허브도시로 나아가는 데 커다란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월 제17대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최근 협의회 첫 회의에서도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구 문제와 지방 균형발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인구지역균형발전부’ 신설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극심한 수도권 집중 현상 때문에 인구 감소, 초저출산 현상이 심해져 국가의 성장 잠재력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이를 풀 열쇠는 파격적인 지방 균형발전 정책”이라며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부산에 세계적인 기업과 사람이 몰려오면 자연스럽게 경남, 울산 등을 넘어 남부권 전체에 끼치는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