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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보상보다 재활로 직장 복귀 돕는 산재보험제도 만들겠다”

입력 | 2024-03-14 03:00:00

[미래로 도약하는 부울경] 근로복지공단 ‘희망비전 2030’ 선포
재정 건전성 개선 위해 TF 운영
근로복지 수혜 2030세대로 확대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산재보험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근로복지공단 제공


1995년 5월 창립해 산재보험, 고용보험, 근로복지, 의료사업 등 근로자의 동반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근로복지공단이 ‘희망비전 2030’을 선포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의 행복파트너로 거듭난다’는 비전으로 향후 10년의 발전사를 새롭게 써나가는 큰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12일 공단 대강당에서 박종길 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비전 2030 선포식’을 열었다. 희망비전 2030의 핵심은 산재보험의 현대화와 균형 잡힌 근로복지 서비스 향상이다. 산재보험은 우리나라 사회보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올해로 시행된 지 60년째로 현재 급변하는 시대에 한계를 맞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던 산재보험 대상에 특수고용직이 포함됐고, 최근에는 전속성 요건이 없는 노무 제공자까지로 확대됐다. 이에 공단의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산재 처리 지연이 사회적 문제로 나타났다.

공단은 산재보험 현대화로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 한다. 먼저 공단은 적기에 공정하고 빈틈없는 산재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조직 전반의 혁신을 꾀한다. 또 내부 업무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업무 효율화·PM 운동’도 전개한다. 공단은 강도 높은 사업구조 개편으로 산재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점점 심해지는 노동시장 양극화로 나타나는 부작용 해소에도 힘쓴다. 노동시장 양극화에서 파생되는 복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구휼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근로복지의 수혜 대상을 2030세대까지 확대해 산재보험의 보편성을 강화한다. 박 이사장은 “단순 보상보다는 재활을 통해 직장 복귀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회 서비스로서의 산재보험제도로 만들겠다”며 “노후, 생계, 보육, 여가 지원을 통해 더 나은 삶으로 생활에 안정을 주고 일하는 모든 사람의 행복 파트너가 되도록 10년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공단이 그동안 시대 변화에 맞게 만들어온 정책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위해 2022년 9월 도입한 퇴직연금기금제도 ‘푸른씨앗’은 출범 16개월 만에 5000억 원의 적립금을 확보하는 등 외형적 성장과 함께 7%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로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공단이 도입한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산업재해 보상에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만531건이던 소음성 난청 처리 실적은 지난해 1만3542건으로 28.6% 상승했다. 실적을 끌어올린 비결로 꼽힌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행정·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정보를 본인 또는 본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산재근로자는 4대 보험 가입 이력 등 자신의 정보에 대한 마이데이터 제공 요구만으로 다수의 행정, 공공기관을 직접 방문해 구비 서류를 일일이 발급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공단은 산재를 당한 이주노동자의 권리 구제에도 힘쓰고 있다. 공단은 최근 주한 외국 공관 소속 노무 담당자가 무료로 이주노동자의 산재 신청을 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해조사 유형 분류 모델 개발 △산재보험 전속성 폐지 △국민 편의를 위한 공공데이터 개방 △예술인 고용보험 시행 3년 만에 21만 명 가입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