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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해야 로또 당첨” 2억 뜯은 무속인 “그걸 알면 내가 사지”

입력 | 2024-03-13 13:42:00


로또 복권에 당첨되려면 굿을 해야 한다며 수억 원의 현금과 금을 받은 무속인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무속인인 A 씨는 2011년 11월 “로또 복권에 당첨되려면 굿 비용이 필요하다”며 현금 135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13년 2월 28일까지 총 23회에 걸쳐 현금 2억4138만 원과 금 40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돈을 받은 것은 일부에 그치고, 속여서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가 로또에 당첨되게 해 달라면 그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만약 제가 알면 제가 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 잘못이 있다고 보인다”면서도 “A 씨는 이미 사기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수회 있다. 또 그중 일부는 이 사건과 똑같이 로또 복권 관련 수법이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2심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불행을 고지하거나 길흉화복에 관한 어떤 결과를 약속하고 기도비 등의 명목으로 대가를 받은 경우 전통적인 관습 또는 종교 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면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는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