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삼성화재와 3년 재계약을 맺은 김상우 감독(왼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삼성화재가 프로배구 남자부 역사상 가장 지독한 ‘DTD’를 경험한 팀이 됐습니다.
DTD는 원래 프로야구 팬들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는 뜻으로 쓰는 표현입니다.
이제 16일 시즌 최종전에서 승점 3을 더한다고 해도 후반기(4~6라운드)에 따낸 승점은 17이 전부입니다.
삼성화재는 승점 34로 전반기를 마쳤으니 전·후반기 사이에 승점이 최소 17 차이 나게 되는 것.
이는 2009~2010시즌 KEPCO45(현 한국전력) 그리고 2017~2018시즌 삼성화재가 남긴 15 차이를 뛰어넘은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현재 방식으로 모든 승점 계산
현대건설도 2022~2023시즌 전반기에 승점 45, 후반기에 25로 20 차이가 난 적이 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이번 시즌 삼성화재(50%)가 지난 시즌 현대건설(55.6%)보다 더 나쁜 후반기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습니다.
여자부 2위 기록은 삼성화재와 대전 충무체육관을 함께 쓰는 정관장(당시 KT&G)가 2007~2008시즌 남긴 18(전반기 34, 후반기 16)입니다.
이때는 KT&G(47.1%)로 이번 시즌 삼성화재보다 더욱 심한 DTD를 경험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 ‘발리볼 비키니’에 등장한 승점은 당시 경기 결과를 요즘 방식으로 다시 계산한 겁니다.
올해 1월 1일만 해도 엘로 평점 전체 1위
지난번 ‘발리볼 비키니’(https://bit.ly/3VbWYfp)는 ‘엘로 평점 시스템(Elo Rating System)’을 다뤘습니다.
삼성화재는 전반기를 엘로 평점 1654로 마감했습니다.
13일 경기 패배로 이 점수는 1303점까지 351점이 내려왔습니다.
전·후반기 사이에 엘로 평점이 이렇게 크게 하락한 남자부 팀 역시 삼성화재가 처음입니다.
그전에는 2009~2010시즌 KEPCO45가 1496점에서 1163점으로 333점 떨어진 게 기록이었습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삼성화재는 참 지독한 DTD를 경험한 셈입니다.
여자부에서는 (이번에도) 현대건설이 2016~2017시즌 1731점에서 1349점으로 382점 떨어진 게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