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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우주여행 8부능선 넘었다…스타십 지구궤도 비행 성공

입력 | 2024-03-14 23:14:00

스타십 3차 발사, 우주 공간 40여분 비행…우주 급유 등 시험도 진행
지구 대기권 진입 중 통신 끊겨…머스크·NASA 등 '사실상' 성공 자축



ⓒ뉴시스


인류의 달·화성 탐사부터 우주여행 등을 위해 활용될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 발사 프로젝트가 8부 능선을 넘어섰다.

스타십은 3번째 발사 만에 우주 공간에 진입해 지구 궤도에서 40분 이상 비행하는 데 성공했고, 기체 문 개폐와 우주 급유 등의 임무도 무사히 끝마쳤다. 다만 목표했던 대로 인도양에 무사히 착수하는 것이 아니라 재진입 과정에서 기체와의 교신이 끊기면서 마무리 단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스페이스X는 현지시각 기준 14일 오전 7시(한국시각 오후 9시)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 3차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

이번 3차 발사는 지난해 진행된 1, 2차 발사와 비교하면 임무 성공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 스타십은 발사 3분 뒤 고도 77㎞에서 전체 2단으로 이뤄진 발사체의 하부 로켓을 무사히 분리해냈다.

이후 발사 약 7~8분 만에 지구 대기권을 넘어 우주공간에 도달했고, 이후 약 220㎞ 고도에서 시속 2만6000㎞ 내외로 지구 궤도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고도 240㎞에 도달시킬 계획이었는데, 목표에 거의 근접한 셈이다.
아울러 스타십은 우주 공간에서 예정됐던 임무들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여객선으로 활용되는 스타십의 특성을 살려 우주 비행 중 화물칸 문을 개폐해보거나, 낙하 비행 중 우주선 내부에서 추진제(연료)를 옮기는 우주 급유 관련 시험을 진행했다.

실제로 스타십은 우주 공간에서 2만㎞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추진제를 이송하는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이와 함께 우주공간에서 기체의 문을 여닫는 데에도 성공했다.

다만 스타십은 당초 예정됐던 우주 공간 내 우주 재점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스타십은 미래 우주여행을 위한 우주여객선으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추진력 유지를 위해 우주공간에서도 엔진을 다시 점화할 필요가 있다. 스페이스X는 이번 3차 시험 발사에서 엔진 재점화를 첫 시도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비행에서는 생략됐다.

스타십은 발사된지 약 47분께부터 지구 대기권 진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기체와 대기권 사이에서 강력한 마찰이 발생하며 플라즈마 현상이 나타나는 장면까지도 지상에 전송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구 재진입 과정까지 전송된 이후 스타십이 보내오는 화면에 심한 노이즈가 생기다가 연결이 끊겼고, 이후 지상과의 통신이 완전히 두절됐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는 스타십이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자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연결이 끊겼고, 스타십 기체 자체의 데이터 흐름도 끊겼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이같은 신호 두절 현상은 스타십 기체 자체를 잃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스타십이 정해진 경로를 이탈해 자폭했는지,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졌는지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타십이 예정된대로 인도양에 착수하지는 못했으나 스페이스X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은 이번 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보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페이스의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축하한다. 스타십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며 “우리는 함께 아르테미스를 통해 인류를 달로 돌려보내고, 또 화성을 바라보면서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또한 시험 발사 이후 “스타십은 우리의 삶을 ‘다행성’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3차 발사는 실제 우주공간에 진입해 40분 이상 비행하고, 우주 공간 내에서 각종 임무까지 수행했다는 점에서 1, 2차 발사 때보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스타십은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 시험 비행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한 바있다. 1차 발사에서는 33개의 랩터 엔진 중 6개가 꺼지거나 화염에 휩싸이며 발사 4분 만에 공중 폭발했다. 2차 발사는 1차 발사 이후 1000가지 이상 기체 업그레이드를 거쳤고, 랩터 엔진 33개를 모두 성공적으로 점화시켰음에도 8분만에 실패했다.

스타십은 길이 120m, 직경 9m로 아폴로 계획 당시 달 탐사 용도로 만들어졌던 ‘새턴 V’(길이 110.6m)를 제치고 사상 최대, 최고 성능의 로켓으로 제작됐다. 1단부 슈퍼헤비 로켓에 장착된 33개의 랩터 엔진은 총 추력 7590톤으로 새턴 V의 2배가 넘는다.

로켓의 추진력도 강력하지만 가장 핵심은 2단부 로켓이자 우주선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스타십이다. 스타십은 80~12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우주선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로켓처럼 자체 추력을 내 우주 공간에서의 비행이 가능하다.

스타십은 ‘100만명 거주 화성도시 건설’이라는 머스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도구가 될 전망이다. NASA의 유인 달 착륙 임무인 ‘아르테미스 3호 미션’과 이후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에도 스타십이 활용될 수 있다.

인류 최대의 로켓인 스타십이 우주 공간에 진입해 비행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NASA 주도로 이뤄지는 인류의 달 복귀 임무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뒤이어 진행될 유인 화성 탐사 등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