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서 세운 ‘모악산’ 표지석에 파란색 스프레이로 ‘철거’ 낙서
14일 전남 영광군과 함평군이 경계를 이룬 불갑산의 정상. 높이 1.4m, 무게 1.2t에 달하는 큰 표지석에 ‘모악산’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곳곳에 파란색 스프레이로 ‘철거’라고 쓴 낙서(사진)가 흉물스럽게 적혀 있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불갑산(해발 516m)으로 공식 등록돼 있는 이 산은 영광과 함평 주민들이 함께 삶을 가꾸던 터전에 자리 잡고 있다. 불갑산 정상 연실봉도 행정구역상 영광과 함평이 섞여 있다. 이곳엔 문화재청이 명승으로 지정한 천년 고찰 불갑사가 있다. 붉은색 상사화인 꽃무릇의 국내 최대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불갑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에는 왜 ‘모악산’으로 적혀 있을까. 함평 지역 단체들은 지난해 10월 헬기를 투입해 이 표지석을 설치했다. 이에 영광 지역 단체들은 기습적으로 산 이름과 다른 표지석을 설치했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함평=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