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운동권-전향 운동권 대결 “함운경, 군산서 뜬금없이 와” “막말 정청래, 이번엔 바꿔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후보는 소신 있고 씩씩해서 마음에 든다. 그동안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이모 씨·80·서울 마포구 상암동)
“운동권 출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세력을 바꿔야 한다.”(균화옥 씨·75·서울 마포구 연남동)
운동권 출신 ‘친명’(친이재명) 민주당 정청래 후보에게 ‘전향한 운동권 대표’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가 도전하는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서 13일 만난 주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마포을에서 17·19·21대 등 세 차례 당선된 정 후보에 대한 호감을 보이는 유권자와 반대로 “이번에 바꿔보자”며 국민의힘이 정 후보를 상대로 ‘자객공천’ 한 함 후보에게 기대를 거는 유권자로 나뉘는 모양새다.
서울 마포을 지역 연고 없이 ‘자객공천’ 된 함 후보에 대한 유권자 반응도 달랐다. 이날 함 후보가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지하철 출근 인사를 할 때 일부 시민은 “정청래를 꼭 이겨야 한다”고 응원했지만 한 안경 쓴 시민은 함 후보를 향해 “군산에서 올라와서 뭐 하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함 후보는 최근까지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했다.
망원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 씨(66)는 “함 후보를 한 번 만나봤더니 사람이 야무지게 생겼더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반면 상암동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장모 씨(49)는 “함 후보는 뜬금없이 와서 좀 답답하다”며 “뽑아준다고 한들 동네 익히는 데 한참 걸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마포을에서 띄운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프레임에 대한 찬반도 갈렸다. 상암동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55)은 “기득권화된 운동권을 정치권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정 후보가 아주 전형적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 씨는 “나도 운동권 세대인데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거냐”며 “경제가 너무 어려운데, 여당 정치인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와닿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