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덮친 막말 리스크] ‘목발 경품’ 발언 이어 해명도 논란 목함지뢰 부상 하재헌 예비역중사 “SNS에 올린 사과문 수용 못해”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사과 받아줄 생각 없다.”
하재헌 예비역 중사(30)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은 정봉주 후보의 ‘목발 경품’ 사과 발언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 목함 지뢰가 터지며 당시 수색 작전 중이던 하 예비역 중사의 두 다리와 김모 상사의 오른쪽 발목이 절단됐다.
앞서 정 후보는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 지뢰”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최근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 후보는 13일 오전 “과거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하 예비역 중사와 김 상사 모두 어떤 사과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엔 ‘거짓 사과’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하 예비역 중사는 정 후보가 13일과 14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린 것에 대해 “SNS에 사과문 올려서 뭐 하자는 건가. 지지자들에게 ‘저 사과했어요’라고 보여주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연락처를 못 구했다는 정 후보의 주장에 대해선 “2017년 당시 우리 두 사람 다 현역이었고, 이름만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어디서 근무 중인지 다 나와 있었다”며 “접촉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안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날 김 상사와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다면서 “(사과받은 적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정 후보는 사과했다는데 정작 받은 사람은 없으니 둘 다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2019년 전역 후 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SH) 장애인조정선수단에서 선수로 활동 중인 그는 “사건 당시 인터넷상 악성 댓글로 인한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정 후보의 공천은 이날 밤 취소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