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험보는 날” 발동동 5시간40분만에 전기공급 복구 지난해 ‘5분이상 지연’ 40% 급증 “장비 노후… 정비대책 세워야”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단전으로 중단돼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에서 역무원이 열차 탑승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원당역을 이용하실 분들은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 주세요.”
15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하철 3호선 대곡역 서울 방면 승강장. 한 역무원이 승강장 출입문을 뛰어다니며 “원당역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안내했다. 안내를 들은 승객들은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기 위해 서둘러 역을 나섰다. 대학생 김모 씨(24)는 “오늘은 시험 보는 날”이라며 “학교를 가려면 3호선을 타는 방법밖에 없는데 지각을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 3호선 단전 사고… 출근길 대란
고양시는 오전 6시 52분경 3호선 운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단전은 오전 4시 30분경 발생했지만, 2시간이 훌쩍 지나 문자를 보낸 것. 이 때문에 이미 출근길에 오른 많은 시민들이 상황을 모른 채 역사에 왔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화역에서 서울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 씨(30)는 “오전 회의 준비를 위해 새벽부터 나왔는데, 운행 지연으로 지각했다”며 “버스에 직장인들이 몰려 있어 2대는 놓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운행 재개 이후에도 코레일이 원인 조사를 위해 하루 종일 원당역을 무정차 통과시키고, 일부 구간은 지연 운행하면서 불편이 이어졌다. 코레일은 외부 전문가 등 19명으로 구성된 합동 조사반을 꾸리기로 했다. 전력 공급 장애 문제 외에 전반적인 열차 운행 간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 지하철 지연 40% 급증… “노후 시설 집중 관리해야”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장비를 집중 점검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석 동양대 철도전기융합학과 교수는 “자체 동력이 없는 지하철은 선로를 달리며 지붕 위에 달린 전차선을 통해 전기를 받는데, 오랜 기간 달리면 스파크가 발생해 접촉 장애가 생긴다”며 “유지 보수 기간과 인력을 늘려 노후화된 지하철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고양=최원영 기자 o0@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