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21년 12월 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1 기부·나눔단체 초청행사’에서 성금전달을 마친 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부자 박춘자 할머니와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춘자 할머니는 김밥 장사로 모은 전 재산을 기부, 40년간 장애인 봉사활동을 해온바 있다. 2021.12.3/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은 40여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온 ‘남한산성 김밥 할머니’ 박춘자 할머니(95)의 별세 소식에 16일 추모의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박춘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사시던 집의 월세 보증금 5000만 원까지 어린이복지재단에 기부하셨다고 하니,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눔을 실천하는 멋진 삶을 사셨다”는 글을 올렸다.
박 할머니는 지난 11일 별세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가진 것이 많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돈이든 재능이든 마음이든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면서 “박춘자 할머니의 영면을 빌며,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할머니는 50여 년 동안 남한산성 인근에서 등산객에게 김밥을 팔며 모은 전 재산 7억 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김밥 할머니’로 불렸다. 2008년에 박 할 머니는 “돈이 없어 학업을 놓아야만 했던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3억 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김밥 장사를 그만둔 뒤에도 11명의 지적 장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수십 년간 친자식처럼 돌봤고, 수녀원에 장애인 그룹 홈 건립 기금 3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박 할머니는 지난 11일 세상을 떠나며 생전 밝힌 뜻에 따라 남은 집 보증금 5000만 원도 모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에는 청와대 기부·나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아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보인 사연이 공개됐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